쉽고 편한 공간
[2021 군장병 공개SW 온라인 해커톤] 참가 후기 - "본선(마무리)" 편 본문
9월 30일 부터 10월 20일까지 미친듯이 개발을 했다. 기획, 프로토타이핑과 백엔드, 프론트 개발을 겸하며 이런저런 인프라 이슈도 신경쓰느라 쉴 틈이 없었다. 10월 초중순에 호국훈련이 시작되면서 잔류부대는 작업과 월동준비를 했는데, 매일같이 작업을 나가 고된 와중에도 빠짐없이 연등을 신청했다. 틈만 나면 사지방에 앉아 있으니 같은 중대 사람들도 무슨 공부 하느냐고 자주 물어봤다. 내가 군대에서 공부하고 대회 준비한다 하니 학교를 땡땡이 치는 것 마냥 오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오전 오후 내내 풀뽑고 흙탕물 배수로서 퍼낸뒤 하루 3시간 폰잡고 침대에 누울 시간 스스로 포기한 후 사지방가서 공부하는 것임을 알아줬음 좋겠다. 연등도 이틀에 하루 꼴로 불침번 서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잠 줄여가며 신청하는 것이다.
최대한 많은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개발은 녹록치 않았다. 워낙 새로 접하는 스택이 많아 개발 속도가 붙는데 시간이 걸렸고 기획적으로도 수정되는 부분이 많아 주춤거릴 때가 있었다. 그래도 팀원들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책임감있게 수행하려 노력했고, 그런 모습이 서로에게 자극이 되었다. 서비스가 모습을 갖춰갈수록 더욱 의욕이 샘솟았고, 보람이 느껴지는 동시에 완성에 대한 갈망이 커져갔다. 그러나 아무래도 초기에 예상했듯 구현해야 하는 기능이 너무 많았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개발이 4~5일 즘 남았을 때 이대론 큰일나겠다 싶어 남은 할일들을 우선순위대로 정리하여 구현 시간과 우선순위를 고려해 개발키로 했다.


개발을 완료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제출해야 할 발표자료, 영상도 제작해야 했기에 정말 마감에 쫓기며 개발했다. 막판에는 정말 무지성으로 코딩하여 뭐라도 더 있어보이려고 기능을 추가했다. '딱 1주일만 더 있었으면'이라는 생각이 계속 났다. 마침내 대회가 종료되었을 때도 팀원 모두가 아쉬워했다. 그렇게 완성된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다.
https://github.com/osamhack2021/AI_WEB_POOL_YD
GitHub - osamhack2021/AI_WEB_POOL_YD: 군생활동안 성장하는 나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자기개발
군생활동안 성장하는 나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자기개발 및 취업연결 SNS 플랫폼 「POOL」 - GitHub - osamhack2021/AI_WEB_POOL_YD: 군생활동안 성장하는 나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자기개
github.com











후회, 감상
후회되는 것들
1. 아쉬운 소통
팀원들 문제가 아니라,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소통을 이끌어나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서로의 의견이 부딫히고 모난 부분이 깎여가는 과정에서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서로 잘 모르는 사이였기에 조금 사리는 부분도 있고, 회의 환경이 좋지 않았던 점도 작용했던 것 같다. '온라인 해커톤'의 한계였을 지도.
2. 아쉬운건 늘 실력
팀원들의 개발 수준에 비교해 내가 부족한 점이 많았다. 코드 작성 능력은 나쁘지 않았으나, git 협업이나 개발 문화에 있어 내가 뒤쳐진 점이 많아 따라잡는데 고생했다. 방구석 개발자의 밑천이 드러난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도 개발 막바지에는 아쉬움 없이 코딩하여 제 역할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3. 기껏 배운 클라우드는?
사실 해커톤 예선에서 Cloud/Infra 스택으로 공부했기에 본선에서도 배운것을 써먹어야겠단 각오가 있었다. k8까진 무리더라도 Docker compose를 이용해 배포 자동화라도 구현해봤으면 좋았을 것 같다. 아쉽게 다른 부분의 개발이 급해 이 부분까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구현할 여유가 없었다. 사실 제일 아쉬운 점 중 하나.
4. 알맹이가 빠진 더미데이터
우리의 서비스를 설명키 위해 더미데이터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었다. 여타 다른 더미데이터는 나름 잘 마련했으나, 핵심적인 더미데이터가 끝내 완성되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다. 그 부분이 본 서비스가 구현해내는 가치를 가장 잘 드러내는 곳인데, 그만큼 다루기가 매우 까다로워 미루고 미루다 흐지부지되었다. 유사 서비스가 없는, 새로운 SNS를 만드려면 그만큼 컨셉에 대한 고민이 무엇보다 핵심인 것 같다.
5. AI 기능과 서비스의 동화
기획편에서 말했다시피 불가피하게 AI 분과에 소속됨에 따라 AI 기능에 무게를 둘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개발 도중 2명은 아예 AI 기능 구현에만 신경쓰기로 하고 웹개발과 분리됐었다. 기능 api가 완성됐을때 마감이 얼마 남지 않고, 기능 명세에 대한 확정도 늦게 이루어졌기에 기존 서비스에 연결되는 데 조금 이질감이 있었다. 보다 서비스에서 사용되는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여 ai 기능과 연계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대회를 마친 후 감상
1. 대회 퀄리티가 좋다
아무래도 전 국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대회이다보니 정말 실력자들이 많았고, 대회도 나름 체계적으로 잘 운영되었던 것 같다. 완성된 프로젝트들 수준이 이를 증명한다. 덕분에 좋은 팀원들과 멘토를 만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200명, 60팀이 빠짐없이 한달 넘게 참가하여 이런 퀄리티의 결과물을 내는 대회는 흔치 않다. (군인들이라 참여율도 좋고 낙오팀도 매우 적었다.)
2. 많이 성장했으나, 아직 갈길이 많다.
해커톤을 계기로 정말 많이 배우고 성장했지만, 무엇을 더 공부해야하는지 알게 된 것이 더 컸다. 이전부터 생각해왔지만, 프론트에 대한 학습은 이제 비중을 줄이고, 백엔드와 devOps에 대한 학습을 할 예정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ai에 대한 공부도 연계하여 진행할 것 이가.
3. 역시 혼자하는 것 보다 남에게 배우는 게
이전까진 주로 혼자 배우고 혼자 모든걸 하려 했지만, 역시 협업에서 배우는것이 매우 많다. 남이 짠 코드를 보며 배우기도 하고, 일사분란한 일처리에 놀라기도 한다.
그렇게 대회가 종료되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솔직히 상에 대한 큰 기대는 안했다. 12팀이 수상권이긴 하나, 60팀 이상 참여하였고 모든 팀이 우리 팀 만큼이나 많은 노력을 들여 퀄리티 있는 프로젝트를 완성해냈기 때문이다. 특히 몇몇 팀은 정말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난 개발적인 완성도 보다도 'Pool'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심사위원이 알아봐주길 바랐다. 심사는 1차, 2차로 나뉘는데, 1차는 멘토들이 기본적인 프로젝트 완성도를 평가하고 2차에서는 멘토가 직접 발표자료를 들고 대회 관계자들에게 피칭한다. 결국 일정 허들 이상의 개발 퀄리티만 넘기면 아이디어 싸움이란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Pool'이 갖춘 특색을 멘토님이 잘 어필해주길 바랐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11월 11일, 저녁에 휴대폰을 받자 대회 결과가 발표되었다는 문자가 와있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사이트 공지를 확인해보는데...

무려 '풀(POOL)'이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대체 어떻게 상을 탄 것인지는... 아직 의문이지만 내가 쏟은 노력만큼 온전히 기뻐하기로 했다. 같이 고생한 우리 팀원들과 멘토님에게도 보상이 따른 것 같아 매우 다행이었다. 여담으로 다른 수상팀들 프로젝트를 살펴보니 하나같이 참신하고 엄청난 완성도의 프로젝트들뿐이었다... 해커톤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둘러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군대에서 이렇게 큰 상을 타게 될 줄은 몰랐다. 군대라는 공간에서 스스로를 제한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최선을 찾아다닌 결과라고 생각한다. 수상한 전날, 마침 군 자기개발비용으로 책 17만원어치를 구매한 참이었다. 뜻밖의 수상을 원동력삼아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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